九龍樵夫

손자(正祖)가 할애비(英祖)에게 복수?

첨부화일1 :		0정현왕후 능침후면 270805.jpg (326257 Bytes)
첨부화일2 :		0정릉-중종 홍살문-가이 270805.jpg (188956 Bytes)
첨부화일3 :		0목릉 선조 능침 원경-의인왕후릉과 함께 270801.jpg (260782 Bytes)
첨부화일4 :		홍릉 능침 전경 뒤에서 270815.jpg (339043 Bytes)
첨부화일5 :		원릉-영조 정자각과 능침 270801-2.jpg (272725 Bytes)

	인터넷 조선일보에 “첫째 왕비 옆에 못 묻힌 영조… 아비 잃은 정조의 '풍수 복수” 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이건 또 뭘까?” 하고 열어 보았다.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결국은 정조의 의지대로 영조는 부인이 잠든 홍릉에 묻히지 못하고 구리시 동구릉의 원릉(元陵)에 안장된다. 손자에 의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떨어져 '사후 이별'을 한 셈이다. ……. 왜 정조는 할아버지를 파묘 터에 모셨을까? 정조의 불안한 운명과 정국 운영의 시작이었다. 전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13/2012071301460.html?news_Head1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제목대로 ‘아버지 사도세자를 죽인 할아버지 영조(英祖)의 능(陵)을 유언대로 하지 않고 엉뚱한 데 씀으로써 정조(正祖)는 복수했다!’ 이런 내용이다. 역사는 결국 해석(interpret)이고,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지만, 너무나 제멋대로(딴지식 표현으로 지조때로)다. 뭐 하는 사람이 이런 글을 썼나 하고, 검색하여 다른 글 몇 편 읽어 보니, 풍수를 전공한 듯한데, "경기출신 대통령 왜 없을까? " 식으로 제목은 섹시하게 걸어 놓고, 초장에는 꽤 그럴 듯 하다가 중반 지나 결론으로 가면서 황당무계다. 물론 내 보기에 그렇다는 이야기다. 풍수설(風水說)이 다 그런 거긴 하지만. 정조가 할아버지 영조에게, 아버지(사도세자)의 원수를, (그것도 집권하자마자) 과연 가리려고 들었을까? 좀 아닌 듯 한 것이, 정조는 평생 좋게 말해 신중, 나쁘게 말해서 소심했고, 그 신중 내지 조심이 지나쳤다는 느낌이다. 요즈음 정조를 개혁의 대명사로 만들고, 정조가 오래 살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었을 것이라는 둥 온갖 신화 내지 공상이 다 나오지만, 한참 더 살았던들, 그런 식으로 해서 개혁을 이루어 냈을까? 아니 정조가 개혁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포부를 가지긴 했을까? 말폐를 고치는 정도의 ‘서정쇄신’이라면 박정희도 여러 차례 했다. 최근 발견된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보듯 정조의 정치 인식은 노론(老論)과 다를 것이 없었다. 아니 그 자체 노론의 일원이었다. 노론의 일원이라는 말이 심하다면, 노론과 대결을 꺼렸다는 것으로 바꾼다. 평생을 조심하며 살았던 정조가, 자기 아버지 복수를, 그것도 아직 기반이 취약한 즉위 초기에 하려 들었다? 믿기 힘들고, ‘자기라면 이렇게 했을 것 같다’ 를, 그것도 앞뒤가 맞지 않게 하는 느낌이다. 할 말이 더 있지만 이쯤하고, 하여튼 영조가 살아 생전 원했던 곳에 묻히지 못 한 것은 사실이니, 그에 관한 내 생각을 몇 자 더 이어 본다. 매우 당연하지만 유언을 어떻게 남기건 말건, 묘를 어디에 쓸까? 등은 산 사람 마음이지, (임금이라도) 죽은 사람 마음대로는 되지 않는다. 따라서 영조의 능도 결국 산사람 마음대로 쓴 것인데, 영조 능 포함 조선 왕릉 쓴 것을 보다 보면 어떤 흥미(?) 있는 패턴이 보인다. ============= 계비(繼妃)들 ============= 다 아는 이야기지만, 조선 왕조 시대 왕비가 죽으면 왕은 반드시 재혼하나, 왕이 죽으면 왕비는 재혼하지 않았다(=할 수 없었다.) 음… 마지막 고종은 명성황후(민비) 사후 계비를 들이지 않았지만, 이건 좀 특별한 경우다. 그렇다고 고종이 혼자 산 것은 아니고, 후궁들이 다 있었다. 그러나 왕비와 후궁은 신분이 천지 차이다. 또 옛날 사람들이 좀 쉽게 죽었나? 그러니 조선 역대 임금 중 원비(元妃)와 계비(繼妃)가 있는 경우가 여럿이다. 셋도 제법 된다. 그 셋이 한 번에 나란히 동시상영(同時上映)은 아니지만. 왕가뿐 아니라 민간에도 제사 지내다 보면 할아버지는 하나인데, 할머니 그릇은 둘 내지 셋을 놓는 경우를 흔히 볼 것이다. 내가 흥미를 가지는 것은, 이렇게 왕비가 둘, 셋 될 때, 임금이 원비(元妃) 옆으로 가고 싶어 해도 정작 죽고 나면, 죽을 때 옆에 살아 있던 비(妃) 옆에 묻히는 경우가 꽤 된다는 점이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어떤 패턴이 보일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다. 위에서 말한 대로 장례는 결국 산사람 마음대로 하는 것이니 국상을 주관하던 사람 중 근친들의 생각 내지 이해관계를 살펴야 할 것이다. 아들, 손자야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어느 부인 옆에 묻히던 상관없지 않나? 나는 개의하지 않을 것 같다. 태종-이방원처럼 계비에 대한 원한이 사무친 경우나, 배가 다른데 아버지가 자기를 낳지 않은 어머니 옆에 간다면 몰라도. 즉 정조가 볼 때는 영조의 원비 정성왕후나 계비 정순왕후나 자기 아버지 사도세자를 낳지 않은 것은 마찬가진데 영조가 누구 곁에 묻히던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나 여자는? 남편이 먼저 부인 옆에 가 눕는 꼴을 차마 못 볼 것이다. 이건 뭐 굳이 물어 볼 필요도 없고, 물어 볼 수도 없지만 물어 본다고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선왕의 능을 원비 옆에 쓰는 건 난 못 봐’ 라고 한 대비(大妃-임금이 죽으면 살아 남은 계비가 대비 되는 것이니)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어느 사회, 어느 문화나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대신 뭔가 말을 돌리는데, 조선 시대 자주 쓰는 핑계가 풍수(風水)였다. 이제 몇 가지 예를 살펴 본다. ============== 성종(成宗) ============= 성종의 능은 선릉(宣陵)이다. (강남의 선릉 역은 이 선릉에서 딴 것이다.) 성종은 비(妃)가 셋인데, 원비(元妃)는 상당부원군 한명회의 딸 공혜왕후, 두 번째는 연산군 어머니 윤씨, 세 번째가 정현왕후 윤씨로 중종의 어머니다. 원비 공혜왕후(恭惠王后) 한씨는 자손 없이 성종 9년(1454) 죽었는데 그 능은 파주 삼릉(또는 공순영릉 이라고도 함) 중 순릉(順陵)이다. 두 번째 연산군의 어머니 윤씨는 폐비가 되었으니 능이 있을 수 없고, 세 번째 비(妃) 정현왕후(貞顯王后) 윤씨의 능은 성종의 선릉에 동원이강 (同原異岡)-같은 지역-동원(同原)이지만, 강(岡)-언덕을 달리하여 썼다. 사진: 선릉에 있는 정현왕후 능침(陵寢). 성종 능과 같은 지역, 동쪽 언덕(岡)에 있다. (同原異岡) 2007년에 찍은 사진이라 지금 스카이라인이 약간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성종이 죽자, 원비 공혜왕후 옆이 아니라 현 선릉에 따로 모셔 놓았다가, 계비 정현왕후가 죽자 성종 옆에 모신 것이다. 성종이 어디 묻히고 싶었는지, 기록에 나오지 않지만, 원비가 아니라 계비 옆이라는 패턴에 들어 맞는다. =========== 중종(中宗) ============ 중종의 능도 강남-성종의 선릉과 같은 구역인데, 이름이 정릉(靖陵)이다. (미아리 밖 태조의 계비 강씨의 정릉(貞陵)과는 한자가 다르다. 선릉과 정릉을 합쳐서 선정릉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중종의 능이 현 위치에 있게 된 경위가 참 기구하다. 중종도 아버지 성종과 같이 비(妃)가 셋 인데, 첫째는 대군으로 있을 때 맞은 부인-신수근의 딸 신(愼)씨, 두 번째가 장경왕후 윤씨 (章敬王后尹氏)로 인종(仁宗)의 어머니 세 번째가 그 유명한 문정왕후 윤씨(文定王后尹氏)로 명종(明宗)의 어머니다. 치마바위 전설의 주인공, 신수근의 딸 신씨는 200 여 년 뒤 영조 때 복권되어 단경왕후(端敬王后) 라는 시호도 받지만, 중종 당시는 폐서인 (廢庶人)이니, 논할 것이 없다. 제1 계비 장경왕후(章敬王后) 윤씨의 능은 고양시 원당동 서삼릉(西三陵)의 세 능 중 하나인 희릉(禧陵)이다. (*)장경왕후 희릉은 처음 내곡동 태종-이방원의 헌릉(獻陵) 옆 서쪽에 썼다가, 서삼릉으로 옮겨 가는데, 그 사연도 꽤 복잡하나 이 글 주제와 관련이 없어 생략한다. 태종이라면 어리둥절하다가, ‘방원’이라고 해야 “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헌인릉은 태종의 헌릉과 순조의 인릉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중종은 1544년 11월 승하하고, 이듬해 인조 1년-1545년 2월 현 서삼릉에 있는 장경왕후와 합장된다. 그러다 인종이 일찍 죽고, 이어 문정왕후 소생 명종 즉위 후-명종 14년 1559년, 중종의 능침을 옮기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록 명종 14년( 1559 기미 ) 4월 23일 갑자 전교하기를 (곧 이하가 임금의 말씀이라는 뜻) …정릉(靖陵)은 처음부터 불길하다는 의논이 분분하였으므로 자성(慈聖; 곧 문정왕후)께서 미안하게 생각하여 곧 다시 천릉(遷陵)을 심의(審議)하려 하였으나, 당시 심의하여 정할 때에 결점이 없는 자리라는 말이 있었고 또 국사의 어려웠던 일이 겨우 안정되었기에 감히 천릉의 일을 가벼이 발설하지 못하였다. …..중략 (中略) ….불길하다는 말이 과연 옳았다. 근래에 일이 많았기 때문에 우선 잠자코 있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옮기지 않을 수가 없다. 후략(後略) 표면으로는 명종이 서삼릉이 풍수적으로 불길하니 옮기자는 것이나, 위 기사에 사신왈(史臣曰)이 붙어 있기를 다음과 같다. 사신은 논한다 (史臣曰) 전략….자전(=문정왕후)은 중종이 장경왕후(章敬王后)와 같은 원침(園寢)에 있는 것을 꺼리어 옮기도록 하고, 죽은 후에 같이 묻힐 계획을 한 것이다. 전후 사정도 그렇고, 당시 옆에서 지켜 본 사신(史臣)도 그렇게 썼으니, 문정왕후가 남편 중종이 먼저 부인 곁에 합장된 꼴을 도저히 못 보고, 일단 옮겨 놓은 다음, 자기가 죽으면 그 옆에 나란히 누우려고 일을 꾸미는데, 그 핑계로 풍수를 갖다 댔다는 것이 진상이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어찌 이기겠나? 서삼릉에 묻힌 지 17년 만인 명종 17년 1562년, 중종의 능은 지금의 자리-서울 삼성동 선정릉 중-정릉(靖陵)으로 천장(遷葬)한다. 사진: 중종의 정릉(靖陵) 전경 정작 문정왕후(文定王后) 능(陵)은 태릉(泰陵)이다. 그런데 풍수를 찾아 중종의 능침을 정릉에 옮겼거늘 비만 오면 물에 잠긴다. 지금도 그 일대가 비에 취약하다. 우리나라 풍수에서는 산소가 물에 잠기면 질색을 하고 싫어한다. 월남 같은 데는 아예 물가에 써 버리는데. 사진: 월남 메콩강 델타 지역 묘지. 주위에 물이 찰랑찰랑하다. 문정왕후가 죽자 물에 잠기는 곳에 묻을 수 없어, 태릉에 능침(陵寢)을 쓰고, 중종의 능도 옮기려 했으나 차마 두 번 옮길 수 없어 현재 자리에 남아 있다. 결국 중종은 부인 셋과 다 떨어지고, 해마다 물난리를 겪다가 임진왜란 때는 왜군(倭軍)이 능침을 파헤치기까지 한다. 사진: 문정왕후 윤씨의 태릉(泰陵) 능침 후면 잘 있던 남편 들쑤셔 물에 잠기는 곳에 옮겨 놓고, 자기는 이쪽에 와 있다. 사신(史臣)은 논한다 문정 왕후가 정릉(靖陵)을 옮긴 것은 실로 자신이 죽은 뒤에 같은 묘역(墓域)에 묻히려는 계책을 한 것이었는데…… ================== 선조(宣祖)의 경우 ================= 선조도 비(妃)가 둘로 원비는 의인왕후 박씨고, 계비가 영창대군의 어머니로 광해군 때 서궁(지금 덕수궁)에 유폐되었던 인목대비 김씨다. 그런데 이 셋은 동구릉 안 목릉(穆陵)에 언덕은 다르지만 같은 지역인 동원이강릉(同原異岡陵)으로 있는데, 선조와 원비 사이가 가깝고, 계비가 약간 떨어져 마주 보고 있으니, 모범적(?)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사진: 동구릉 안 목릉. 왼쪽 언덕에 선조, 오른 쪽 언덕에 원비 의인왕후, 계비 인목대비 능침은 사진기 뒷면이라 나타나지 않는다. 능침 셋이 정자각(丁字閣)은 하나를 같이 쓰고, 각 능침에서 정자각으로 신로(神路)가 이어지는데, 사진에 구불구불하게 보이는 것이 신로다. =================================================== 영조 원비(元妃) 정성왕후(貞聖王后)의 홍릉(弘陵) =================================================== 이제 이 글이 시작된 계기인 영조 이야기로 들어가면, 영조의 첫째 왕비는 서씨(徐氏)인데, 1692년 숙종 18년 태어나, 1704년 숙종 30년 연잉군(延잉君) 훗날 영조와 결혼한다. 1724년 경종(景宗, 영조의 이복 형)이 승하하고, 연잉군이 왕위에 오르자 왕비가 되었다. 1757년 영조 33년 승하하는데 소생은 없었다. 영조는 첫째 왕비의 시호(諡號)를 정성왕후(貞聖王后)라 짓고, 지금 서오릉 안에 능침을 쓰고 홍릉(弘陵, 청량리 밖 洪陵 과는 한자가 다름)이라 한다. 그런데 영조는 정성왕후 능침을 쓰면서 우허(右虛)를 했으니, 우허(右虛)란 오른 쪽을 비워 둔다는 뜻이다. 그렇게 우허(右虛)한 정혈(正穴)에 십자(十字)를 새긴 돌을 묻어 놓았다. 두말 할 것도 없이 훗날 자기 묻힐 자리를 미리 잡아 놓은 것이다. 사진: 서오릉 안 영조의 원비 정성왕후 홍릉 능침을 후면에서 보았다. 우허(右虛)-오른 쪽이 비어 있으니, 영조가 들어가고 싶었던 자리다. 정자각과 비각의 배치, 곡장, 문무인석, 망주석, 석양, 석호 등 모든 석물이 합장을 전제로 늘어 섰다. 다만 혼유석 (봉분 바로 앞 탁자 같은 돌)과 장명등은 정성왕후 봉분 앞에만 있으니, 영조 것은 나중에 오면 쌍으로 세울 예정이었을 것이다. ==================== 영조의 원릉(元陵) ===================== 영조 생전에 스스로 들어갈 자리를 정성왕후 옆에 마련해 놓았거늘, 정작 1776년 승하하자, 장지(葬地)는 동구릉 안-태조의 건원릉에서 서쪽 두 번째 산줄기에 정해 지니, 능호(陵號)는 원릉(元陵)이다. 사진: 동구릉 안 영조의 원릉(元陵), 정자각 옆에서 능상을 바라 보았다. 바라보는 쪽에서 왼편이 영조, 오른 편이 계비 정순왕후 김씨의 봉분이다. 곧 원비가 아니라 계비 옆에 누웠다. 영조 같이 강렬한 개성을 지닌 군주도 일단 죽고 나면 제 뜻이 아니라, 산사람 마음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원비(元妃) 옆 오른 쪽이 영원히 우허(右虛)가 되어 버렸으니,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그러다 보니 손자 정조가 아버지 죽은 원한을 할아버지 영조에게 갚으려 했다 뭐 이런 이야기까지 나온 것 같다. 다른 글에서도 잠깐 썼지만 정조는 의외로 풍수에 관심이 깊었다. 그렇지만 영조에 해꼬지 하려고 일부러 좋지 않은 곳에 썼다? 이건 아니다. 내 비록 풍수를 잘 모르지만, 풍수-음택 풍수란 결국 묘자리에 따라 자손에게 화복이 간다는 생각인데, 영조 능이 잘못 되면 그 손자인 정조 자신에게 화가 미치거늘, 정조가 과연 그 짓을 하려 했겠는가? 아니라면 자기는 괜찮고 죽은 영조만 잘못 되게할, 그런 맞춤형 풍수라도 개발했단 말인가? ========================================================= 그 보다는 계비 정순왕후(貞純王后) 쪽을 생각하면 어떨까? ========================================================= 할머니와 손자라지만 정순왕후는 1745년 생, 정조는 1752년 생 7년 차이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은 1735년 생으로 시어머니 정순왕후 보다 10년 위고, 정순왕후는 1759년 영조와 결혼해 왕비가 되지만, 혜경궁은 그 15년 전, 1744년에 이미 세자빈이 되었다. 그러나 유교의 원리는 나이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육례(六禮)를 갖추어 맞아 들인 부인으로 부모 간 배분(輩分)이 일단 정해 지면, 나이야 어느 쪽이 많던, 자기를 낳았던 아니던 상관없이,부모는 부모고, 자식은 자식이다. 요즈음 드라마에 정순왕후가 혜경궁에게 까분다 식으로 나오는데,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혜경궁은 며느리기도 하지만 신분이 빈궁이고 정순왕후는 왕비다. 왕비와 빈궁은 한 끝이 아니라 하늘과 땅 차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국왕의 생모에 관계 없이, 혜경궁은 정순왕후에게 눈 내리깔고 말대답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처지였던 것이다. 또 정순왕후는 개성이 강렬했다. 조선 왕조 역사상 문정왕후 다음 정도로 골치 아픈 대비(大妃)였다. 남편이 먼저 부인 옆에 가는 걸 지켜 보기만 할 그런 여자가 아니다. 아무래도 영조의 능침 관계는 정순왕후에게 물어 보는 게 빠르지 않을까 한다.
	2012-07-17 17:20:02 / 222.107.96.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