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龍樵夫

방글라 폭동소식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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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에 폭동이 일어났는데, 그것도 한국기업 공장(영원무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보도를 통해 아는 것 밖에 없지만, 지난 봄 몇 달간 방글라 치타공에서 머물렀던 경험으로 몇 자 써 본다. 최저임금 월 3천 다카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7월 자국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의류산업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자 최저 임금을 월 3,000타카(약 4만9,000원)로 80% 인상했다… 다카(Taka)는 방글라데시 통화단위로, 유에스 1불은 약 70 다카다. 3,000 다카면 유에스 43불 정도 된다. 80% 인상해서 43불이라면, 그전엔 얼마를 주었단 말인가? 외국인 업체-한국인 업체 노동자들이 받는 평균 임금은 인상 전에도 US$80.- 수준이었다. 그런데 왜 80 % 인상하여 겨우 US$43- 이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그것은 글자 그대로 최저임금(最低賃金)이다. 곧 미숙련공의 기본급인 것이다. 방글라데시 룰에 노동자 등급분류가 따로 있지만 대개의 봉제회사는 Helper, Junior Operator, Operator, Senior Operator, Supervisor 등으로 구분한다. 최저임금은 일본식 용어로 시다(下)로 번역 가능한 Helper 의 기본급이다. Operator 는 미싱사, Supervisor 는 조장 등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헬퍼-시다가 기본급만 받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기본급(Basic) 외에, 오버타임, 주택수당, medil care(의료보험?), 점심 보조금, 유급휴가, 퇴직충당금, Festival Bonus 등을 회사는 지불해야만 하는데, 다 합하면 기본급에서 간단히 3배 정도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기본급이 40불이라면 회사 장부 상으로는 120불을 주는 셈이다. 문제는 시다에게 120불을 주어야 한다면 방글라데시에서 조업할 이유가 사라져 버린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을 40불로 올려 줄 힘은 그 어느 업체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올려 주었다면, 최저임금에 대한 정의- definition 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든 compromise 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내가 지난 봄 그러니까 7월 인상 전에 조사한 바는 한국계 공장의 평균임금- 총 임금지불액을 숙련, 미숙련 가리지 않고 인원수로 나눈 금액은 대략 유에스 80불 이었다. Helper-시다의 basic 은 약 15불이지만 이것 저것 다 합한 회자지불은 $50 정도였다. 평균임금 US$80.- 이라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데, 그래도 로칼 기업-방글라 인 운영 공장에 비하면 거의 배 정도가 된다. 어쨌던 노예노동 아닌가? 평균 임금이 80불이 아니라, 200 불이라도 선진국에 비하면 물론 우리 한국 기준으로 보아도 노예노동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그럼 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문제는 더 줄 래야 줄 수가 없다는 데 있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은 노동자들에게는 강자(强者)-갑(甲)이지만, 전세계적 자본주의 질서의 최하위-나쁘게 말하면 먹이사슬의 맨 말단에 놓여 있다. 임금을 더 주려면 Buyer에게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하고, Buyer 는 또 소매업자,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돈을 더 받아내야만 한다. 소비자들은 입으로는 인도주의, 노예노동 금지등을 지지하겠지만, 물건 값이 다만 10% 라도 뛴다면 당장 난리가 날 것이다. 우리나라에 중국상품이 없다면 물가가 60-80 % 뛰리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전 세계적으로 후진국 노예노동이 없다면 물가가 2-3배 뛰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당신들 그 돈 낼 용의가 정말 있는가? 어린이 노동 현지 진출 기업은 선진국-미국이나 유럽의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기준 -인원 몇 명 당 화장실 몇 개, 화재시 문이 열리는 방향과 유도등, 작업장 조명기준, 주당 오버타임 몇 시간 이상 금지, 미성년자 고용금지, 등등을 지켜야 한다. 지킬 뿐 아니라 그 대장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런 것들은 법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buyer 측에서 수시로 조사하고 어긋나면 주문을 끊어 버리니 법 위반보다 더 무섭다. 그 중 미성년자 고용 관계를 살펴 보자. 미성년자 썼다가 들키면 상당히 골치 아프다. Human Right 어쩌구하는 단체, 그들로부터 압력받는 Buyer 들과 문제지만, 현지 정부와도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쓸 업주는 없다. (물론 로컬 업체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이 애들이 뭘 어떻게 하는지, 신분증은 물론 의사확인서까지 떼 온다. 후진국은 서류위조가 일반적으로 쉽고 별 죄책감들도 없다. 육안으로 분명히 어린이면 돌려 보내지만, (실재로 그런 경우 돌려 보낸다. 애 하나 쓰고 망신당할 일 있나?) 긴가 민가 할 때 서류가 성인으로 되어 있으면 믿어야지 어쩌겠는가? 또 이런 나라에서 어린이를 일 시키지 않는 것이 인도적인가?도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공장에서 받지 않는다고, 부모들이 학교로 보내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형편없는 돈을 받고 일하게 할 뿐이다. 우리가 받아서 좀 낫게 주는게 오히려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본 방글라 데모는 기본적으로 순하다 치타공에 있는 동안 데모를 여러 차례 보았지만 기본적으로 평화로왔다. 위 첫번 째 사진은 2010년 5월 1일 메이데이 때 시위를 차 안에서 찍은 것인데, 위험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3명이 다치고 150명 또는 250명이 다쳤다니 뜻밖이다. 위 두번 때 사진은 연합뉴스(AFP) 사진인데, 보기에도 대단하다. 순한 사람들이 성질나면 더 무섭다더니 그런 모양이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물대포, 최루탄, 고무총탄 등으로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시위대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고전하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100여명은 치타공 지역에서, 50여명은 다카 지역에서 부상했다…. 다카와 치타공 다카와 치타공은 우리나라 서울과 부산에 비교할 수 있다. 제1, 제2의 도시라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우리 부산도 서울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지만, 치타공을 다카에 비교하면 완전 벽촌이다. 한국계 주요 공장은 대부분 항구도시인 치타공에 있다. 치타공은 갠지스강이 인도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삼각주에 있는데 해마다 갠지스강이 흘러 내리는 퇴적물이 쌓여 수심이 낮다. 따라서 아주 큰 배는 들어오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그래도 방글라에서 쓸 만한 항구는 치타공 밖에 없다. 모든 명령, 별 시시한 결정도 다카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니 정부나 그 비슷한 관계 일 좀 보려면 다카 올라가야 한다. 다카-치타공은 200여 키로 밖에 되지 않지만 육로(철도, 버스)는 너무 오래 걸리고 지저분하다.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보통 비행기를 타는데, 비행시간은 45분 정도지만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몇 시간 딜레이는 기본이다. 그래도 다 그러려니 하지 소리 지르지 않는다. 따라서 다카 일 보려면 하루 완전히 까먹어야 하는데, 신 새벽에 나가서 한 밤중에 겨우 돌아오는 건 보통이고, 운 나쁘면 공항나가 하염없이 기다리다 비행기 못타고 돌아오기도 한다. 영원무역 이번에 말썽난 영원무역은 한국에서도 꽤 알려졌지만 방글라에서는 일종의 왕국(王國)을 이루고 있다. 노동자 시위가 촉발된 영원무역은 치타공과 다카에 17곳의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인 직원 3만6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 36,000 이면 전세계적 기준으로는 별거 아닐 수 있다. 외형으로 따지면 몇 억불 밖에(?) 안된다. 그러나 방글라에서는 엄청난 규모다. 상공장관은 물론 수상도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영원무역은 치타공에 자체 골프장까지 가지고 있어 영원 직원 뿐 아니라 차타공 한인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한국업체의 평은 나쁘지 않다 이번 기사보고 한국사람들 밖에 나가서 또 개판쳤구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지의 한국업체 평은 그리 나쁘지 않다. 한국사람들이 성질이 급해 금방 낯 색깔 변하면서 쌍욕을 해버린다. 한국어로 해도 욕이라고 하는 것은 알아 듣기 마련이다. 핏대 잔뜩 올리고 소리지르면 그게 욕이지 뭐겠는가? 한국 공장에서 시발, 시발년은 현지 노동자들도 기본으로 알아 듣는다. 그렇지만 풀어지기도 잘 하여, 소리 지른 뒤에는 야 다 잘 되자고 한 거지 네가 정말 미워서 그랬겠니 하며 한국식으로 다둑거리는 면도 있다. 외국-대만이나 일본 업체는 성질도 잘 안 내지만 따뜻하게도 해주지 않는다. 회식을 현지직원들도 데리고 하는 것은 한국업체는 기본이지만 딴 나라들은 잘 하지 않는다. 같은 인간으로 취급해 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업체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한국식에 나름 매력을 느낀다. 또 현지 파송 선교사 같은 분들이 봉사활동을 비롯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 결국에는 그걸 다 알아 준다.
	2010-12-14 10:54:16 / 211.54.9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