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 E-mail ]
  고려장(高麗葬)
  

우리나라는 전체가 바람들이골 (풍납동) 인가 ?

탄핵후폭풍을 타고 끝간데 없이 올라가던
정동영과 열우당이 노풍(老風)을 된통 맞았다.
이번 총선에 노풍이 과연 어떤 영향
-열우당이 이로 인하여 몇석이나 까먹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본좌 어줍잖은 실력으로 정치이야기 더 하지말자.

다만 노풍(老風) 에 덧붙여 나오는 고려장 이야기;
' 60- 70 대는 모두 고려장 해 버리란 이야기인가 '
의 그 고려장 (高麗葬) 에 대하여 함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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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장에 얽힌 전설은 다들 들었으리라.

고려때 노인이 나이 먹어 운신이 힘들 정도가 되면
산속에 갖다 버렸다던가 ,
아버지가 아들을 시켜 할아버지를 지게에 져다 버리고
지게는 그냥 버려두라고 했는데, 손자가 지게를 다시 가져오자
그 까닭을 물으니 아버지 늙으면 쓰려고 한다는 대답을 듣고
크게 뉘우쳤다는 이야기.

노모를 업고 깊은 산중에 들어가 내려 놓고 돌아서려 하자
얘 내가 나무가지를 꺾어 길표시를 해 두었으니
그걸 보고 길을 찾아가라는 즉 자기를 버리지만
아들이 산중에서 길을 잃을까 걱정하는 어머니 마음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어떤 지방엔 고려장 지내던 터라는
전설이 얽힌 유적- 소위 물증까지 남아 있다.

本座의 고향-바로 나의 집뒤에 (약 50미터 뒤)
조그마한 언덕이 있으니,
마을 사람들은 '고장 삐아리 " 라고 부른다.

삐아리는 경북 산골 사투리로 빈달-언덕이란 뜻이고
고장은 고려장의 준말이니 이를 표준말로 바꾸면
'고려장 언덕" 쯤 되겠다.

과연 언덕엔 자연은 아닌 인공의 흔적이 역력한
석축으로 된 무덤 비슷한 흔적이 있고,
또 얼핏 구멍 같이 보이는 것도 있다.

고향 마을 전설로는 옛날에 노인을 그 안에 가두고
숨질때 까지 바로 그 구멍을 통하여 밥을 넣어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언덕 이름이 '고장삐아리' 라는 것이다.

얼마전 History channel 을 보니
전라도 나주 지방에 고려장터 이야기가 나오는데
더 자세히 들으니 옹관묘 이야기다.

이제 질문을 던지면

질문 1)
우리나라에 과연 고려장 (기로(棄老) 풍속) 이 있었을까 ?

고려장 보다는 기로(棄老- 노인을 내다 버림) 가
더 학술적 용어에 적합하겠다.

질문 2 ) 아니라면 왜 이런 전설이 전해 내려올까 ?


결론 부터 이야기 하면
본좌는 우리나라에 고려장 풍속-기로(棄老) 현상이 있었다고
또는 유행한 시절이 있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 근거를 이제 풀어 본다.

=============================
근거 1) 어느사료에도 나오지를 않는다.
=============================
우리측 사서는 물론 중국측 사료에도
고려장 풍속-기로(棄老)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중국인들이야 남의 나라 이야기 세세히 쓸리 없다.
따라서 책에 나오지 않는다고, 없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누락할 수도 있으니.

그러나 고대에 중국사람들이 한국관계 기사를 쓸 때
우리에 대한 감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즉 중국측 사서엔
' 구려희구초 (句麗喜寇초)-고구려는 노략질을 좋아한다'
라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고구려를 순 도적놈 취급하였다.

이렇게 고구려에 기분이 덜 좋은 사람들이
고구려에 기로(棄老) - 노인을 내다 버리는 풍속이 있으면
그렇게 흉잡고 악선전하기 좋은 소재를 뺄 가능성이 있을까 ?


=====================================================
근거 2) 사료엔 노인 내다버리는 이야기 나오지 않을뿐 아니라
그 반대증거들만 있다.
=====================================================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 (東夷傳)
고구려(高句麗)전 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온다.


상주불욕속 타인강지 (喪主不慾速 他人强之)

상주는 속히 초상을 마치려 하지 않으나
옆에 사람이 강권하여 끝내게 한다.

'아! 고구려 사람은 효심이 대단했구나 ' 하고 감탄하지말자.
사람의 본성이야 어디나 비슷할 것 아닌가 ?

위 자료는 돌아가신 어버이를 그리워하며
과장된 제스추어를 쓰는 것이
고구려에서 상주에 대한 사회적기대 (Social Expectation)
였다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喪主不慾速 他人强之 를 해야만 대접받는 사회에서
노인을 내다 버리는 일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거 아닌가 !

삼국유사 에 보면
신라 처녀 하나가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하여
장자의 집에 몸을 팔아 (= 종이 되어) 그 돈으로
쌀밥에 좋은 반찬을 올렸더니 어머니가 그 사정을 알고
통곡하는 기사가 있다.

-----------------------------------
貧女養母
芬皇寺之東里有女. 年二十左右女養母 ...
...贖賃他家. 得穀三十石. 寄置大家服役...
....女言其實. 母痛哭......
----------------------------------------




삼국유사의 또다른 신라설화에
가난한 살림에 노부모에게 근근히 제대로 된 찬을 올리면
철없는 어린 아이가 그것을 뺏아 먹어
아이는 또 낳으면 되나 늙으신 부모는 가시면 다시 못 온다며
아이를 묻어버리는 이야기가 있다.

(孫順(또는 孫舜)에 얽힌 이야기로
손순은 밀양 손씨/ 경주 손씨 모두에
조상으로 나온다고 한다.

-----------------------------------
孫順埋兒 興德王代
孫順者.[古本作孫舜.] 牟梁里人.
與妻同傭作人家. 得米穀養老孃....
..... 順有小兒. 每奪孃食. 順難之.
謂其妻曰. 兒可得. 母難再求. 而奪其食.
母飢何甚. 且埋此兒.운운
--------------------------------

물론 상당히 윤색된 흔적이 있는 기사 이긴 하나
신라사회가 노인을 공경해야만 사회적 대접을 제대로 받는
사회였다는 것을 인식하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즉 기로(棄老- 노인을 내다 버림) 풍속에
정면 배치되는 증거이다.


============================
근거 3 : 사회진화론적 관점
============================
서두에 든 고려장 (高麗葬)- 기로(棄老)에 얽힌
우리 전설중 아들이 뉘우치는 장면이 마음에 걸린다.
즉 그런 풍속이 혹시 있었다 할지라도 이 뉘우치는 장면은
후대에 윤색된 것이 틀림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내다 버리면
아들이 당연히 뉘우치리라 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 생각이다.

기로(棄老)가 사회적 관습이었다면 뉘우칠 일이 없고
노인도 슬퍼하기 보다는 담담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기로(棄老)는 일부 소수종족 사이에서는
20 세기 중반까지 있었다.
20세기초 남태평양 어느 섬에 있던 서양 선교사가
장례식에 초대 받았다.
가 보니 놀랍게도 주인공이 멀쩡히 살아 있는 것 아닌가 ?
더욱 놀라운 것은 당사자나 주위 사람이나 모두 즐겁게
잔치를 열고 있는 것 아닌가 ?

인간의 관습이나 도덕은 시공(時空)을 달리하여
얼마던지 달라지는 것으로 절대적인 것을 찾기가
-물론 교인들은 있다고 믿겠지만 있더라도 그것이 무언인지
알기가 - 매우 힘이 든다.
우리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재려고 들때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기로(棄老)가 비인도적 처사이기 때문에
인류가 점차 그런 풍속을 버렸다기 보다는
사회진화론적 경쟁이론 으로 보아야 하지 않나한다.

(효도가 하나님의 가르침이고 윤리요 도리라고 하면
더 할 말이 없다. 원래 종교는 토론불가능이니.)

즉 원시상태에서 어떤 문화는 기로(棄老)를 하고
또 다른 문화는 노인을 보호하는 관습을 가진것은
무차별적 우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대부분의 문명/ 사회가
노인을 보호하는 쪽으로 나타나게 된 것은
노인을 보호하는 사회가 기로(棄老)하는 사회 보다
더 경쟁력이 있었고 전자가 후자를 압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째서 ?
실상 기로(棄老)는 언제나 모자랐던 사회적 자원을
쓸모없는 노인에게 나누기 보다는 보다 젊은 전사들에게
집중시키기 위해서 나온 현상이 아닌가 ?
그런데 어째서 기로(棄老)가 오히려 경쟁력이 없나 ?
이에 대한 지배적 학설은 '노인의 지식창고 역할" 이다.

문자가 없던 원시사회에서 모든 사회적지식은
구전될 수 밖에 없다.
노인이 없고 30대 중반이 최고령인 사회에서는
전세대에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단절되기 일쑤였을 것이다.
또 지구상 어디나 자연에 의존할 경우
30년 내지 60 년 주기로 대재앙(홍수, 가뭄등등)이 돌아 온다.

이 대재앙때 노인이 없는 사회는 전시대에 구축한
대처방법을 잊어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에 비해 50대 60 대 노인이 하나라도 있는 사회는
그 재앙을 노인의 어렸을 때 경험으로 넘기게 되고,
노인이 있고 없는 것은 한 사회의 생사의 갈림길이 된다.

즉 노인은 원시사회에서 지식의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한 것이고
얼핏 자원을 낭비하는 것 같아도 지적역량을 갖춘 사회가
결국 승리를 거둔다는 것이 기로풍속이 거의 전 문명에서
퇴출된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지식경영의 우위는 현대에 와서 비로서 입증된것이 아니다)

위 1,2,3 의 근거로 볼때 우리사회는 고려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
역사시대-삼국시대 이미 노인을 보호하는 사회 였고
기로(棄老)의 풍속이 유행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런데 왜 ?
1) 고려장 (高麗葬) 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고
2) 심지어 그 물적 증거라고 하는 것이 있을까 ?

고려장-기로(棄老)의 전설이 내려 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시원이 단일종족이 아닌것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언젠가 나의 다른 글에서 말한적이 있듯이
나는 우리민족의 구성분자가 단일하다고는 믿지 않는다.

여러갈래가 장구한 세월을 두고 서서히 하나로
통합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그럼에도 현재 우리가
하나의 민족이라고 주장하는 데는 아무 걸림돌이 없다.

즉 우리사회의 주류가-대다수가
노인을 보호하는 쪽이었다고 할 지라도
이땅의 극히 일부종족에 기로(棄老)풍속이 있었을
가능성/ 개연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 일부 소수파 풍속이 기억으로-전설로 내려 온것이 아닐까 ?

그럼 기로(棄老)의 물적증거는 ?

첫째 : 우리 고향의 소위 '고장삐아리' - 고려장 언덕은
기로(棄老)의 유적이 아니요 실은 옛날 무덤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 시기도 고려가 아니라 고구려 라고 나는 본다.
돌로 쌓은 무덤인데 우리 역사에서 석축 무덤은
고구려 밖에 없다.

오늘날 우리는 고려와 고구려를 구분하나
고구려 사람들 스스로는 자기네를 고려라고 불렀다.

경북산골에 웬 고구려 무덤 ?
광개토대왕 남정 당시 공취성 이름중 상당수에
경북지방지명이 들어 있고 경북 안동 청송 일대에
고구려 유적이 상당수 남아 있다.

당시 고구려 무사가 경북에 주둔했다면
죽는 사람도 있고 , 고향으로 운구하지 않고
현지에 묻힌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무덤형식은 돌로 쌓는 고구려식이 될것 아닌가 ?

장구한 세월동안 그 자세한 내역의 기억은 사라지고
고려무덤 하니 고구려는 간데 없고 엉뚱하게 고려장- 기로의
풍속과 결합한 전설로 되었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확실한 것이야 발굴을 해 보아야 알겠으나

휴우....
가방 장수 주제에 무슨 돈으로 발굴 비용을 대나 ?

또한 나주 고려장은 실은 옹관묘 (=항아리 묘)를 뜻하는 것으로
옹관묘면 적어도 근 2천년은 거슬러 가는 형식이다.
여기서 고려 란 아득한 옛날과 같은 의미로
왕조로서 고려를 뜻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고
기로(棄老) 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2004-04-08 12:57:33 / 211.54.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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